대구는 매 계절마다 다양한 공연과 전시로 문화적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도시다. 그중에서도 달서아트센터는 기획력 있는 공연으로 지역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25년 9월,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 환기와 사유의 시간 Season III Playlist: Untitled Autumn은 클래식과 탱고, 현대음악을 한 무대에 담아낸 특별한 무대였다. ‘Playlist: Untitled’ 시리즈는 매 시즌 다른 테마를 선보이며 음악을 통해 계절의 감각을 표현해왔는데, 이번 가을 공연은 깊은 사유와 감성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 속에서, 음악이 전하는 계절의 풍경과 울림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정보
- 공연명: 환기와 사유의 시간 Season III Playlist: Untitled Autumn
- 일시: 2025년 9월 27일 토요일
- 장소: 달서아트센터 청룡홀 (대구 달서구)
- 출연진
- 반도네온: 김종완
- 퍼커션·음악감독: 이상준
- 바이올린: 배창훈
- 첼로: 박성근
- 피아노: 박현우

출연진의 깊은 음악적 배경
이번 무대를 이끈 다섯 명의 아티스트는 각자 화려한 이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해석을 풀어냈다.
| 반도네온|김종완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김종완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반도네온 전문 연주자이자 작곡가다.
- 수상 경력: 2020년 한국음악상 젊은 음악가상 수상
- 창작 활동: 서울국제작곡페스티벌 아티스트 작가로 활동했으며, 피아노 앨범 《Impresiones》와 전자음악, 탱고를 결합한 《Electronic Tango》를 발매하며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 작곡 및 협업: 개인 창작곡 〈오늘〉, 연극과 영화 음악 작업, 대전·부천·경주 시립합창단 협연.
- 특징: 전통 탱고뿐만 아니라 현대음악과 실험적 창작까지 소화하며, 이번 무대에서도 피아졸라 작품과 자작곡 〈달맞이〉를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 퍼커션·음악감독|이상준 |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후 독일 ESSEN 국립음대에서 석사(M.M)를 최고점으로 졸업한 타악기 연주자이자 기획자.
- 국제 경험: 이탈리아 P.A.S 국제콩쿠르 입상, 벨기에 LUCA 앙상블 프로젝트 참여.
- 협연 무대: 성남시립교향악단, 대구시립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하며 실내악과 오케스트라를 넘나들었다.
- 기획 능력: KBS 국방송송 프로젝트 특집 프로듀서(2022~2025)로 활동, 음악감독으로서 프로그램 기획과 연출 능력을 인정받았다.
- 특징: 이번 공연에서는 연주뿐 아니라 전체 프로그램의 흐름을 기획하고, 자작곡 〈Black Rosemary〉를 무대의 클라이맥스로 선보였다.
| 바이올린|배창훈 |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Yale University Master of Music을 졸업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
- 경력: 서울대 박사과정 재학 중, 서울시립교향악단 객원, 국립오페라단 협연, KBS교향악단 협연 등 다수의 무대 경험.
- 수상: Kloster Schontal 국제 콩쿠르 1위, 국내외 주요 콩쿠르 입상 다수.
- 특징: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테크닉으로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탈리의 〈Chaconne〉과 비치의 〈Romance〉를 통해 특유의 서정성을 보여주었다.
| 첼로|박성근 |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본 과정을 거쳐 독일 쾰른 국립음대에서 Master Degree를 수료한 첼리스트.
- 사사: Wen-Sinn Yang 교수 문하.
- 수상 경력: 제6회 헝가리 다비드 포퍼 국제 콩쿠르 1위, 베를린 실로시 국제 콩쿠르 3위.
- 경력: 서울시립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성남시립교향악단, 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과 협연.
- 특징: 풍부하고 깊은 음색으로 서정적 곡뿐 아니라 드라마틱한 작품에서도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모리코네 OST와 헨델/할보르센의 〈Passacaglia〉에서 중심을 잡아주었다.
| 피아노|박현우 |
경북예고와 독일 에쎈 국립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연주자.
- 수상 경력: Duisburg Köhler-Osbahr-Stiftung 콩쿠르 1위, Düsseldorf Steinway&Sons Förderpreis 콩쿠르 1위.
- 경력: Ensemble Belle Équipe, Ensemble Les Trois의 멤버로 활동하며,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히 연주.
- 방송 출연: KBS 대구 클래식FM <이브닝 콘서트>, <클래식의 향기> 등 다수의 프로그램 출연.
- 특징: 세밀한 해석과 안정적인 터치가 돋보이는 피아니스트로, 이번 공연에서는 독주와 앙상블 모두에서 음악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이처럼 개성이 다른 연주자들이 모여 하나의 호흡으로 음악을 완성한 점이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공연 현장 분위기
공연장은 시작 전부터 차분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무대 배경에는 가을 들판과 나뭇가지가 영상으로 투사되어 마치 계절의 풍경 속에 들어온 듯한 몰입을 줬다. 연주자들은 블랙 톤의 정장으로 통일감을 주었고, 무대 전체가 세련되고 단정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관객들은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특히 피아졸라의 작품에서 들려온 반도네온의 독특한 음색은 대구에서는 흔히 접하기 힘든 신선한 경험이었고, 타악기의 강렬한 리듬이 더해져 공연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프로그램 해설|클래식에서 피아졸라까지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단순히 곡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가을의 시작부터 깊어가는 감정의 결까지 하나의 서사처럼 짜여 있었다.
| Yuhki Kuramoto – Romance |
- 일본 작곡가 유키 구라모토의 대표적인 서정적 작품.
- 맑고 따뜻한 멜로디가 공연의 문을 열었다.
- 피아노와 현악기가 잔잔하게 흐르며 가을 햇살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 Tomaso Vitali – Chaconne g단조 |
- 바로크 시대 명곡으로, 깊은 감정선을 표현하는 곡이다.
- 바이올린의 강렬한 솔로가 중심이 되어 피아노와의 대화가 긴장감을 만들었다.
- 가을의 차가운 공기와 닮은 선율이 인상적이었다.
| Amy Beach – Romance Op.23 |
- 미국 여성 작곡가 에이미 비치의 작품으로, 낭만주의적 감성이 돋보였다.
- 부드럽고 따뜻한 바이올린 선율이 마치 가을 저녁의 따스한 노을을 연상시켰다.
| Ennio Morricone – Love Affair OST (Piano Solo, Cello ver.) |
- 영화 음악의 거장 모리코네의 곡으로, 첼로가 주인공처럼 무대를 채웠다.
- 피아노와의 조화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마치 한 편의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 Jean Sibelius – The Spruce, Op.75-5 |
-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피아노 솔로 곡.
- 숲속 가문비나무의 웅장함과 고요함을 담아냈다.
- 피아노 음색으로 계절의 깊이를 표현하며, 숲길을 거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 Handel / Halvorsen – Passacaglia g단조 |
- 바이올린과 첼로가 펼쳐내는 화려한 이중주.
- 두 악기의 치열한 대화와 격정적인 선율이 이어져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가 공연의 중반을 장식했다.
| Astor Piazzolla – Oblivion |
- 반도네온의 매혹적인 음색이 무대 위를 가득 채웠다.
- 서정적이고 아련한 탱고 선율은 가을밤의 쓸쓸함을 표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 김종완 – 달맞이 |
- 반도네온 연주자 김종완의 작품.
- 가을 밤하늘과 달빛을 떠올리게 하는 선율이 펼쳐졌다.
- 창작곡을 직접 무대에서 만난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 Astor Piazzolla – La muerte del Ángel / Adiós Nonino |
- 탱고 특유의 열정과 격정이 살아 있는 곡들.
- ‘천사의 죽음’은 강렬하고 드라마틱하게, ‘아디오스 노니노’는 서정과 애절함으로 분위기를 달리하며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 이상준 – Black Rosemary |
-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 이상준의 곡.
- 타악기와 반도네온, 현악기가 어우러져 현대적인 울림을 전했다.
- 강렬하면서도 실험적인 색채가 돋보였으며, 가을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후기와 총평
이번 환기와 사유의 시간 Season III Playlist: Untitled Autumn 공연은 단순히 클래식 음악회가 아니었다. 고전적인 작품과 현대적 해석, 그리고 피아졸라의 열정적인 탱고까지 아우르며 관객들에게 사색과 감정을 동시에 선물했다.
가을이라는 계절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선곡과 연출은 관객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대구에서 이처럼 다양한 장르와 악기가 결합된 기획 공연은 흔치 않기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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